[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앓고 있는 작가의 치료 기록을 담은 책이라 어려울 것이 없다.

 

언제부턴가 눈에 띄였던 책 제목이었다. 게다가 나는 떡볶이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라, 눈에 띄일 때마다 뭔지 모를 동질감 같은 것을 느끼며 ‘훗’하며 넘겼었다. 어쩐지 (작가님에게는 미안하지만) 책 값이 좀 비싸다는 느낌에 선뜻 구입이 안 되었었다.
그런데 베스트셀러라고, 독립출판했었는데 너무 인기가 좋아 정식 출판된 책이라고 기사에서 읽고 구입을 할까…하던 차에 도서관 신간 코너에 꽂히려는 것을 운좋게 목격하고 심호흡을 두 세 번하고는 첫 번째로 빌려 왔다.


술술 읽히는 책이다. 서문에서 밝히듯,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앓고 있는 작가의 치료 기록을 담은 책이라 어려울 것이 없다.
예를들어, 만성비염환자를 특별히 아픈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듯 마음이 지속적으로 우울한 사람도 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앓고 있는 본인은 늘 불편하다. 어쩌면 나도 그럴 수 있고, 때로는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도 그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보다 그 상황이 이해가 되고 응원하게 되고 안도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상담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간다. 글을 따라가다보면 소소한 바람이 생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아니 모든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안녕하길 바라는 마음이 말이다.
여튼, 읽다보면 아.. 점점 나아지는구나… 다행이다… 싶어진다.
하룻밤이면 충분히 읽을 내용이지만 그 안에서는 정말이지 다양한 색깔의 감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삶은 삶이기에 이렇게 삶의 방법을 찾게 한다.
생명의 힘이구나 싶다.

뒤쪽 부록에 보면 작가가 무언가 부족함을 깨닫는 순간에는 약을 찾듯 상황과 같거나 비슷한 책을 찾아 읽고 또 읽는다고 한다.
그래도 책은 싫증내지 않고 치유될 때까지 기다려 준다고…
나도 때때로 책을 통해 나를 만나고 나를 다독이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사람은 이처럼 비슷한 구석들을 갖고 있는가보다.

더 멋진 내가 되려면
판단을 유보하고 느끼되, 강요하지 않으면서
내가 느끼는 수많은 판단과 감정을 받아들이며
지금의 나로부터 아주 조금씩 지지부진하게 나아가는 것 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는 엄마의 마음이 되어
그렇다고, 그러면 된다고, 설령 더 멋져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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