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십대 사이]4 *하일 G. 기너트/ 신흥민 옮김

제 4 장, 마음을 치유하는 대화

변호사는 의뢰인이 설령 범죄를 저질렀대도 정상을 찾아내 참작되도록 돕고 도움과 희망을 주려고 애쓴다. 그렇다고 범죄나 잘못을 칭찬하거나 권장하지는 않는다.
부모들은 때때로 아이들에게 검사나 판사가 된다. 아이들의 잘못을 상세히 알려주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리기도 한다. 물론 내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부모로서의 교육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앞설 것이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을 접하게 되면 화가 먼저 난다. 누구나 그렇듯 상대를 탓하게 된다. 그 대상이 어른이라면 그 자리에서 되받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그 화나고 억울하고 속상한 감정들을 부모에게 터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부모는 영문도 모른 채 아이의 화를 들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고, 아이에게 그 화를 다시 돌려주는 경우가 많다. 즉각적인 개입으로 조목조목 따져주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 있는 아이는 그 말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모마저 내 편이 아니라는 느낌에 갈등만 부추기게 된다.

감정이 진정되고 나쁜 기분이 조금 누그러졌을 때 사건을 해결하고 평화를 되찾기 쉽다. 방법은 일단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는 것이다.
“너 정말 당황했겠구나.”, “무척 창피했겠구나.”, “너 정말 화가 많이 났겠구나.”, “기분이 상했겠구나.”, “아저씨에게 화가 났겠구나.”

십대 자녀와 갈등으로 이끄는 7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는 논리적인 판단이다. 어른들의 논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도 있겠지만 아이들의 감정이 걸린 문제는 논리적 판단이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또 상투적인 위로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부모의 어린시절을 빗대어 아이들을 설득하려 들 때도 있다. 시대가 바뀌었고, 엄밀히 어른들은 어린시절의 자신에게 관대하다. 때로는 아이들이 놀라거나 속상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황을 축소하거나 최소화해서 이야기 한다. 이는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뿐더러 공감받지 못하고 있음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안 좋은 것은 단점을 들추는 것이다. 자신의 단점이 들추어지면 십대들은 이성을 잃기 쉽고 상처를 받는다. 지나치게 낙천적이거나 극단의 자기 연민도 갈등으로 이끈다. 무관심이나 무기력을 강하게 느끼면 십대는 서 있을 곳을 찾기가 어렵다.

부모들은 십대들의 말에 주의 깊게 귀 기울이고, 간단하게 공감을 표시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다.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중립적인 판단이다. 중립적 반응은 칭찬이나 비판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아이의 감정을 확인해 주고 소망을 인정하며 의견을 존중한다.

큰 아이들은 동생들에게 질투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렇게 안 해주고 동생만 해 준다거나, 동생에게만 관대하다고 불평을 한다. 그런 경우 대부분의 부모 반응은 ‘네가 언니, 형이니까 양보 해야지’, 내지는 ‘너를 더 잘 대해 줬다’고 같이 대응한다. 그럴 때는 첫째의 기분을 읽어 주는 것이 좋다. ‘동생만 해 준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안 좋구나.’, ‘함께 하고 싶은데 너만 빼 놓는 것 같아서 서운하구나.’

수업이 지루해 지겨웠다는 아이에게, 네 태도가 문제라고 말하기보다 무척 길게 느껴져서 지루했나보구나 라고 이야기해 준다. 숙제도 많은데 학교에서 못한 부분도 마저 해야 한다며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 ‘수업시간에 제대로 했어야지’보다는 ‘공부할 게 많아서 부담이 되는 구나’ 이렇게 말해 주면 좋겠다.

연주회를 앞두고 긴장하고 떨고 있는 아이에게 ‘네가 실수해도 사람들은 잘 몰라’, ‘넌 실력이 있어. 보여주기만 하면 돼.’ ‘떤다고 될 일이 아니야’보다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려니 떨릴 거야. 사람들이 마치 네 실력을 심판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그러니 당연히 여러모로 신경이 쓰일 거야.’라고 그 기분을 읽어 주면 좋겠다.

공감하는 진지한 마음은 십대 자녀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시의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효과가 있다. 십대 아이들은 부모와 대화를 나누면서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는 뭘 싫어하는지를 말과 행동으로 부모에게 표현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듣고 본다면 알아차릴 수 있다. 사람마다 기질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부모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수완을 현명하게 사용하여 십대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감정을 읽어 주자. 그러면 조금 더 행복한 십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서적, [십대와 부모사이], 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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