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행복 강박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디어나 SNS의 화려한 사진들을 보면서, 지금 자신의 상황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고 합니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에서는 인간은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것만 있으면 더 행복할 수 있을 텐데…’라는 전제조건에 갇혀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갈망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지금의 현실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보면,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거나,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지 않으면 불행해질 거라고 생각하면서 힘들어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의 직장생활이 적성에 안 맞고 점점 내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는데도, 직장을 그만두면 불행해질 거라고 두려워하면서 그만두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는 선택을 하고 나서, 오히려 자신의 삶에 행복한 일들만 가득해지는 경험을 하시기도 하십니다.
그리고 ‘이것만 주어지면 정말 행복할 텐데…’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부상담에서 “우리 와이프가 정말 다 괜찮은데, 우리 엄마한테 잘하질 못해요. 그것만 잘하면 진짜 행복할 것 같은데요.” 하시는 남편분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상담과정을 통해서 남편분이 아내가 시어머니한테 자기 기대만큼 잘 하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해결이 되기도 했습니다.
행복에 대해 절대적인 기준과 조건을 답안지처럼 정하고 나면, 그때부터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삶에 대해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오늘 밤은 맘 편히 자고 싶어’라는 책에서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 우리가 버려야 할 가장 큰 사고방식 중 하나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 그 차체라고 하였습니다. 그건 마치 파랑새가 내 옆에 있지만 곁에 있는 줄 모르고 헤매는 것과 같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행복을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내가 엄청난 노력을 해야지만 행복해 질 거라는 생각 자체도 행복에 큰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살아간다고 하지만, 행복은 결코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행복은 오히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생기는 한 가지 사건 즉, 일부분일 뿐입니다.
모 방송국의 스타특강쇼에서 배우 박신양은 러시아 시 내용 중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구절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 구절이 행복 강박증에 대해 한 문장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번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도 ‘삶이라는 건 서러움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찰리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에는 즐거운 시간보다 힘든 시간이 더 많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힘든 시간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인생자체를 인정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행복한 일과 불행한 일로 구분해서 꼬리표를 붙이기보다는 그 일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영향으로 인해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하나씩 알아 가는 기회로 만든다면 행복 강박증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영상을 통해 많은 분들이 행복의 진짜 의미를 생각해보시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