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대화 그리고 치유]3 *김중원 옮김

제 3 장 , 창조적인 경청의 힘

창조적인 경청이란 상대가 말하는 것에 진심어린 자기 관심을 주는 것입니다

 

창조적인 경청이란 상대가 말하는 것에 진심어린 자기 관심을 주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말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을 동참하듯 받아주고 표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하기 때문에 능동적입니다. 또한 고립된 느낌을 해소하여 죄악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기때문에 창조적인 경청에는 힘이 있습니다.

정신치료에 관한 문헌에도 창조적으로 듣는 치료자는 내담자의 자연치유력을 활성화시켜 치유케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로버트 린트너의 저서 [50분 면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의 환자 중 총명한 물리학자가 있었는데, 그는 정신병으로 인해 현실을 배제한 채 정교하게 꾸며낸 과학적 소설과도 같은 환상을 만들어 현실이라 믿으며 그 안에 살고 있었습니다. 린트너 박사는 주의깊게 그의 이야기에 경청했으며, 서로 흥미를 끌게 되었습니다.
몇 주가 흘러 차츰 더 친밀해지자 환자의 환상이 어떻게 더 발전하였는지 듣고 싶어 기다리기도 하면서, 의사는 환자의 말을 평가하지 않고 계속 주의깊게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떤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물리학자의 이야기중 어떤 것은 환상이 아니었습니다. 환자 스스로도 환상과 현실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린트너 박사는 환상의 의미를 해석하지도 않았고 환자의 과거를 캐묻지도 않았으며, 프로이트나 융 학파의 어떤 분석 기술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청함으로써 환자의 환상적 세계에 함께 들어갔고 환자는 치유되었습니다. 창조적인 경청으로 물리학자는 고립된 느낌에서 벗어났으며 정신병적 상태에서도 벗어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조적인 경청의 기술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습득해야 할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삶의 다른 능력들처럼 배워야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창조적 경청은 강의나, 충고, 훈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을 세심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창조적으로 듣고 대뜸 충고하지 않는 것이 상대방이 말하고 싶은 속뜻을 말하도록 도와줍니다.

창조적인 경청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친구는 친구의 말을 귀담아 듣고, 부모는 자녀의 말을, 자녀는 부모의 말을 귀담아 들으며, 부부는 서로에게 귀 기울여야합니다.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는 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그럴수록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미루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에 귀기울이는 것을 배워야합니다.
하지만 귀 담아 듣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간단하면서도 고된 작업입니다. 에너지를 집중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귀담아 듣기 위해 우리 마음속에 있는 불평거리나 부정적 감정들을 제거해야하며, 희생적 에너지도 필요합니다. 이렇듯 성숙된 인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경청 훈련은 인간을 성숙하게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의 말을 경청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령 술에 취해있거나 자기 말만 하는 자기 중심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 상황에 맞게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귀담아 들어주기 힘듭니다. 그럴 땐 아무에게나 아무때나 선물을 주지 않듯 대화를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나 상황, 장소 등이 적당하지 않으면 오히려 정작 나누어야하는 주제를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나의 말을 잘 들어준다면 우리에게는 건강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진심을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서로 진심으로 듣는 창조적 경청을 함으로써 그 욕구는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채워질 것입니다.

참고문헌, [만남, 대화 그리고 치유] 김중원 옮김, 하나의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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