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본격적으로 연애를 하기 전에 썸을 타는 기간이 있습니다. 썸을 타다가 본격적으로 1일을 선언하면서 연애가 시작되고, 또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렇게 연인관계나 부부가 되면 당연히 서로 애착이 형성 됐다고 생각하는데상담을 하다보면, 결혼을 결심했다고 하는 커플의 경우도 그렇고, 심지어는 결혼 생활 20년 차인 부부도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아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착이 형성 되었다는 상태, 느낌은 연애 초기 때처럼 가슴 설레고, 긴장감이 흐르는 느낌은 아니지만, 굉장히 안정감이 느껴지는 신뢰와 정서적 유대감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연애 초기에 저절로 강렬하게 느껴지는 듯한 가슴 설레는 사랑의 감정과는 다르게 애착관계의 형성과 유지를 위해서는 서로의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애착 형성을 위해서는 자신의 독특성, 자원, 취약점 등을 잘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말해, 나는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또 자신 없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알고 이해하는 것인데요. 그렇게 자기 자신한테 관심이 많아야 자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고, 그런 사람이 배우자를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아차리는 것이 왜 중요하냐면, 그래야 상대방 탓만 하면서 격한 갈등으로 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한 예로,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자기 상태가 안 좋은 것인데, 집에 와서 잘못도 없는 배우자한테 짜증을 내고,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엔 짜증을 받아주다가 남편도 결국 같이 화를 내면서 부부싸움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남편이 자신의 힘든 것도 알아주지 않는 무심한 사람이라면서 원망만 하게 되고, 결국은 관계에 금이 가게 됩니다. 이럴 때 자기 상태를 잘 알아차린다면, 평소와는 다르게 상대방이 야속하게 느껴질 때 짜증을 내지 않고, “내가 요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힘들구나. 그래서 화가 날 일이 아닌데 화가 나는구나.” 하면서 상대방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고, 성찰적인 태도로 자기 상태를 우선 잘 돌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요. 상대방이 사소하게는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더 깊게는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상처나 과제는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애착형성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배려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매운 음식 못 먹는다고 수없이 얘기했는데도 남편이 계속 매운 음식 먹으러 가자고 하거나,
기념일에 꽃 선물 받고 싶다고 했는데, 20년 결혼 생활 동안 한 번도 꽃 선물을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일도 반복되면 결국 상대방이 나를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이 느껴져 마음의 상처가 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일이 너무 바빠서 상대방의 요청을 자꾸 잊어버린다고 하시는데요. 그럼 일을 줄이거나, 줄이기 어렵다면 메모를 하는 방법 등을 찾아서 계속해서 노력하셔야 합니다. 상대방을 자상하게 이해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자기 자신을 잘 알고 돌볼 줄 알아야 하고 배우자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에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깊이 있는 이해가 바탕이 되면 좋겠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어떤 때 더 예민하고, 상처를 잘 받는지 알고 배려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엄마의 짜증 섞인 잔소리 때문에 지겹다 못해 도망가고 싶었던 상대방한테는 절대로 짜증 섞인 잔소리를 하면 안 됩니다. 또 따뜻한 밥 차려주는 엄마를 너무나 그리워했던 남편에게는 “나도 똑같이 일하는데 내가 왜 밥 차려줘?” 라고 따지기 보다는, 이해된 마음으로 해줄 때가 더 많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