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주제 4._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나, 주체성 (드라마”동백꽃 필 무렵”)
이 드라마에서 동백은 어린 나이에 고아원에 버려져 온갖 차별 대우를 받으며 성장했고, 미혼모가 되어 시골에 들어와서 아이를 키우며 작고 허름한 술집을 하면서 험한 일들을 겪어낸 인물이다. 이렇게 겉으로 보기엔 온통 없는 것 투성이인 듯하지만, 동백의 내면엔 진짜 있어야 할 것이 있었던 것이다. ‘자기 꽃밭”, 즉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 자기 기준, 주체성이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인간의 내면에 없어서는 안 될 주체성, 자존감, 인간애가 주옥같은 대사들로 표현돼서 가슴을 울렸다. 마지막 전 편에서는 주인공 동백이가 이웃인 변호사와 마주 앉아 타인에게 영향받지 않는 자기 기준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장면에서 동백이는 참으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 모습에 가슴 뭉클했다.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던 변호사가 밝게 웃는 동백에게 사람들이 자신보다 불행해 보이는 동백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는 얘기를 하며 이렇게 말한다.
“동백 씨 자꾸 웃어. 동백 씨가 얼마나 행복한지 보란 듯이 보여주라고.”
이에 동백은 이렇게 대답한다.
“근데 난 남들 보란 듯이 행복하고 그런 건 진작에 포기했어요. 남들 보기에 어떻든 그건 걔네 생각이고. 저도 원래는 좀 행복을 수능 점수표처럼 생각했었어요. 남들이 줄 세워 놓은 표를 멍하니 올려다보면서 나는 어디쯤인가? 나는 어디 껴야 되나…… 올려다보고 또 올려다봐도 답이 없더라구요. 어차피 답도 없는 거 거기에 줄을 서서 뭐해요? ”
“오케이. 그건 니들 기준이고, 내 점수는 내가 매긴다 하고 살아요. 뭐 남들 보기에 어떻든 나 보기에만 행복하면 됐죠. 뭐!”
이 말을 듣고 변호사는 존경 어린 표정으로 말한다.
“동백 씨 마음엔 동백 씨 꽃밭이 있네.”
“난 그 수능 점수표 꼭대기 먹고 유명한 법대 간 사람인데, 내 꽃밭이 없더라.”
이 드라마에서 동백은 어린 나이에 고아원에 버려져 온갖 차별 대우를 받으며 성장했고, 미혼모가 되어 시골에 들어와서 아이를 키우며 작고 허름한 술집을 하면서 험한 일들을 겪어낸 인물이다. 이렇게 겉으로 보기엔 온통 없는 것 투성이인 듯하지만, 동백의 내면엔 진짜 있어야 할 것이 있었던 것이다. ‘자기 꽃밭”, 즉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 자기 기준, 주체성이었다. 그래서 동백은 그렇게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아름답게 빛이 났던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그 어떤 화려한 조건들을 갖추어도 ‘자기 꽃밭’이 없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자기 기준, 주체성이 없는 사람은 자기답게 살 수 없기 때문이고, 자기를 진정 좋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위에서 아래로 줄 세워 평가할 수 없는 존재다. 그저 서로 다른 존재들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줄 세우며 키우느라 불안에 시달리고, 부모의 그런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성장한 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하루도 그 줄 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핍감에 괴로워한다. 항상 스스로를 질책하며 다른 사람의 평가에 전전긍긍한다. 스스로를 좋아할 줄을 모른다. 이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담자를 상담 장면에서 참 자주 만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들을 그 “줄 서기”에서 자유롭게 하기는 다른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보다 어렵다.
이 글을 보신 많은 분들이 진중한 마음을 담아 자신에게,
“지금 갖고 있는 돈, 지위, 명예, 타이틀, 타인의 인정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나는 내가 좋을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삶에서 추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