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주시는 내용과 부부상담에서 자주 다뤄지는 ‘서로 너무 달라서 못살겠다’ 는 현실주제를 다뤄보겠습니다.그 첫 번째 소주제로 정리정돈을 잘하는 A와 그렇지 못한 B인 부부/커플입니다. A는 집안에서 정리정돈과 청소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B는 집안을 잘 어질러 놓는 사람인 경우인데요. 이 주제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정말 빈번하게 등장하는 부부상담호소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런 상황일 때 대부분 비난의 대상은 어질러 놓는 쪽입니다. 정리정돈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는 A가 더 자주 치우게 되고, 그러면서 B를 비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더 문제는 비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 문제로 자주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서, 이 별것 아닌 것 같았던 문제로 애착관계에 금이 가고 못살겠다는 말이 나오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름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어질러 놓는 B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B가 A를 위해 열심히 청소하는, 부지런한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 사실은 A가 B에게 잔소리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솔루션입니다. 왜냐하면 B는 정리정돈 안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안 치우는 것이고, A는 정리정돈 되어 있지 않으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열심히 치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예전에 회사 다닐 때 팀장님이 자기 책상에 항상 서류 더미를 산처럼 쌓아놓고 지내서 어떤 때는 그게 무너지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그분이 정신없이 쌓아둔 서류 더미에서 기가 막히게 필요한 서류를 쏙쏙 빼서 찾는 것 같더라구요. 그걸 보고 저 분은 전혀 불편한 게 없으니까 정리의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어질러져 있을 때 스트레스 받는 A가 ‘내가 불편하니까, 나를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치우는 것이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솔루션을 드리면 불공평하다면서 분노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상대방이 어질러 놓은 것까지 치우다보면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피해의식이 생길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B 역시 A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B입장에서는 그 노력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억지로 하는 노력이 아닌, 상대방의 힘든 마음에 대한 깊은 공감에 의해서 하는 노력이어야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집안이 어질러져 있을 때 A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자상하게 들어봐야 하고 A는 그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비난하지 않고, 마음을 있는 그대로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마음을 서로 잘 이해하다보면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어 서로에게 좀더 노력하기가 쉽습니다. 결국은 이런 부분도 서로의 마음에 대해 자상하게 들어보고 공감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서로에게 틀렸다고 하기보다는 서로를 다름으로 이해하면 좀 더 쉽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