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을 하다보면 배우자와 대화가 안 통해서 힘들다는 호소를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화가 안 통하는 이유는 대부분 상대방이 내 감정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죠. 어떤 일로 마음이 힘들다고 감정을 표현하면,“그건 당신이 잘못했네.” 하면서 잘잘못을 판단하고 지적하거나, “힘들면 쉬어.” 라는 식으로 해결책을 주는 경우에요. 이런 판단이나 해결방법을 몰라서 힘들다고 하는 게 아닌데 말이에요.
부부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야 서로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 되는데요. 자기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그것이 배우자로부터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할 때, 배우자가 진짜 내 편이라는 안전지대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불안형, 회피형 애착유형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감정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안정애착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데요.
이렇게 문제해결의 핵심인 감정을 해결하려면, 감정을 제대로 표현을 하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상대방에게 집착하는 불안형은 굉장히 요구적이어서 자기감정 표현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는 않아요. “왜 전화 안 했어?” “어디 갔었어?” 등의 따지는 식의 질문이나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이죠.
회피형의 경우는 주양육자로부터 자기감정이 무시됐던 경험이 반복됐기 때문에 감정표현을 두려워하고 피하죠.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불안형은 상대방이 연락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행동을 멈추고, 자기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머물러서 잘 알아차려야 하는데요. 연락이 오지 않아서 버림 받을까봐 너무 두려운 그 감정을 스스로 잘 알아차려야 그 상황의 실체와 자기감정을 분리해서 알아차릴 수 있어요.
그렇게 하고 나면 연락이 닿았을 때 상대방에게 따지고 추궁하는 질문 대신 자기가 얼마나 두려웠는지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회피형의 경우는 배우자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회피형이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거리두기를 하는 행동이 나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 진솔하게 표현하고, 천천히 상대방의 느낌에 대해 질문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는 반응을 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서로의 감정을 잘 알아차려서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