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배우자나 연인에 대해서 가족이나 지인들이 정말 나쁜 사람 같다고 아무리 헤어지라고 해도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부부의 경우는 이혼을 결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연애하는 커플의 경우도 상대방과 헤어질 결심을 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번 시간에는 상대방이 나를 함부로 대하는, 심지어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데도 헤어지지 못하는 사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불만을 조금만 얘기해도 화를 내고, 욕설을 하고, 폭력적으로 위협을 해서 대화가 안 되는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면, 또 그럴까봐 무서워서 불만을 꾹 참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계속 참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라서 한 번씩 터지면 상대방이 더 크게 폭언과 폭력을 쓰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험도 반복되면 참지 못한 자신을 탓하게 되기도 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다.’ ‘우울하고 예민해지는 것 같다’고 호소하게 되고 절망감과 무력감을 느끼면서 힘든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상담 받아보자고 아무리 설득해도 상대방은 당신이 문제니까 당신이나 받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렇게 노력을 해도 안 된다면 상대방과 헤어지는 방법도 있는데 헤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그 선택은 생각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너무 안타까운 것은 그런 사람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헤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더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한테 의존하는 마음도 크기 때문인데요, 그런 대상한테 계속 가스라이팅을 당하듯이 비난을 받으면 자기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잃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그래도 나한테 잘해줄 때는 너무 자상하고 따뜻한데, 이런 사람이 또 어디 있겠어?’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헤어지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스리게 되죠. 부부의 경우, 배우자가 외도를 해도 헤어지게 될까봐 두려워서 모른 척하면서 힘든 마음을 참고 있는 사례도 있는데요. 그만큼 헤어지게 될까봐 두렵고, 현재 자기 생활에 부정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우선 상대방과 연애를 하거나, 부부생활을 지속해오면서 자신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살펴보시면 좋겠어요.’
행복하다는 느낌을 느끼는 순간이 별로 없고, 힘없이 축 쳐진 듯한 마음 상태일 때가 많고, 사람들을 만날 때 이유 없이 자신이 없고, 이 사람과 헤어진다면 다른 누군가를 다시 만날 자신도 없고, 우울해지고 있는지를 잘 체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부부상담을 하면서, 이런 배우자와 결혼 생활을 유지하다가, 자신의 내면의 빛을 잃어버린 경우를 보게 될 때 정말 안타까울 때가 있는데요. 자기가 얼마나 힘든 상태인지를 모르고 지내다 보면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내면의 상태를 잘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자신의 상태가 이렇게 힘든데도 계속 참고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헤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기 때문인데이렇게 고통스러운 마음을 견딜 만큼 그만큼 헤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그 두려움을 잘 만나셔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상대방에게 의존하고 있고, 의존할 대상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정말 크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한심한 인간이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않아야 합니다. 그 부정적 평가가 자기 내면의 두려움을 부정하게 하기 때문에, 자기 내면을 진솔하게 만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인데요. 이럴때자기 자신에게 ‘헤어지는 것이 얼마나 두려우면 이렇게 힘든 마음을 참고 있었겠어.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라고 얘기해주세요. 실제로 모든 인간에게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자기의 부족함이라고 보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두려운 감정을 잘 만나야 하는데요. 두려운 감정을 잘 만나야 그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과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면, 마치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공포가 느껴지고,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와 같은 느낌을 대해 구체적으로 글로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 그때 느껴지는 손과 발이 차가워지면서 얼어붙는 듯한 느낌, 가슴의 떨림 등 신체 반응을 잘 느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작업은 두려움에 머무르는 작업인데요. 이런 작업을 통해 이 두려움을 조절할 수 있는 뇌의 신경 회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두려움을 완화하고 조절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