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결혼 전에 왜 꼭 커플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 그 이유와 예비 부부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말씀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래 전에 저도 그랬고,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결혼식을 하고 싶고, 좋은 것들로 잘 준비해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데요. 그런데 결혼준비를 위해 해야 할 수많은 것들 중에 부부로서 행복한 출발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해 신뢰가 담겨 있는 애착관계라는 것에 대해 아니라고 대답할 예비부부는 없을 거예요. 이후의 긴 삶을 함께 살아갈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고, 서로 너무 다른 두 사람이 매일의 삶을 함께 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엄청난 일을 좋은 예식장, 예쁜 드레스, 값비싼 예물 등등이 가능하게 해주진 않죠. 부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연애 때와는 다른 차원의 애착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이 필수이고, 그 애착 관계를 바탕으로 결혼생활에서의 변화와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착을 형성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있겠지만, 저는 커플상담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예비부부를 위한 커플 상담은 꼭 서로의 관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받는 것은 아니에요. 상담과정의 기본이면서 핵심은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작업인데요. 서로 속 깊은 대화를 잘 나누는 커플도 많아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감추고 싶은 사건이나 그로 인한 마음속의 상처까지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말하기는 어렵죠. 그것이 내 마음에서 해결되지 않았을 경우에 더욱 얘기하기가 어렵고, 또 그런 것들이 내면에 있는지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처로 인한 감정은 부부로 살아가면서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성장배경이나 과거 경험에서 외면당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부부로 살면서 상대방으로부터 이런 감정을 자동적으로 자주 느끼게 되는데요. 배우자가 피곤해서 나를 대하는 표정이 좋지 않은 건데, 막연하고 자동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되면서 ‘내가 싫어졌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고 이런 이유로 반복적으로 부부싸움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어떤 커플의 경우는 나의 상처까지 상대방한테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시는데요. 그 이유를 살펴보면 상대방에게 내 상처를 드러내도 괜찮다는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태로 결혼을 한다면 앞으로 일어날 관계의 어려움을 안고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대방에게 나의 약한 부분을 보일 수 있고, 감정을 위로받을 수 있을 때 깊은 정서적 유대감, 애착이 강화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해요.
그리고 상담을 통해 서로가 얼마나 다른지를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서로를 다름으로 인정하고 존중하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맞춰 주는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애착유형이 다르다는 것을 잘 이해하면서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꼭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마음을 이해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기로 약속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이해해야 마음이 움직이고, 노력을 하게 되겠죠.
예를 들면, 부모님이 큰 소리로 혼낼 때마다 얼마나 공포와 분노로 고통스러웠는지를 잘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큰 소리로 비난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꼭 안아줄 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었다면서, 배우자가 그 방식의 애정표현만은 꼭 해주기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애착유형이 회피유형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수 있게 되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계획을 갖고 가정을 함께 꾸려 나갈 지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도 함께 꺼내 놓고 조율하고 합의를 하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