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담, 사례_3
“누군가가 자상한 관심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주는 것.” 이 단순한 경험이 이 청소년 내담자의 내면의 혼란과 분노를 가라앉히고, 반짝반짝 자기 빛을 내는 진짜 자기자신를 찾는 기회가 되었다.
상담 종결 회기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 지 알게 되었다는 청소년 내담자.
“선생님은 어떻게 우리 부모님보다 저에 대해 잘 아세요?” 라는 질문을 했다.
어쩌면 지금 이 세상에서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선생님일 거라고도 했다.
“누군가가 자상한 관심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주는 것.”
이 단순한 경험이 이 청소년 내담자의 내면의 혼란과 분노를 가라앉히고, 반짝반짝 자기 빛을 내는 진짜 자기자신를 찾는 기회가 되었다.
상담 첫날 아들의 폭력성 때문에 힘든 마음을 호소하며, 이 아이의 어머니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눈빛에서도 분노가 뿜어져 나오는 듯 했던 고등학생 청소년 아이.
하지만 그 아이의 내면에는 한없이 부드럽고 맑은 마음결이 있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공부도 열심히 하는 성적 우수생이지만 자신이 왜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그 이유를 생각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왜 이렇게 화가 나는 지, 마음이 힘든 건지 그 원인도 찾아보고 싶다고 했다.
상담자인 나는 이 얘기가 자신을 알아보고 싶고, 사랑하고 싶다는 얘기로 들려서 걱정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한 번도 자기 생각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만나보지 못 했던 이 아이는 상담 시간에 자기 내면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했다. 자신의 자원을 알아차리고, 그림자를 너그럽게 끌어안을 수 있어 힘이 났다.
생각과 감정을 “있는그대로” 인정하고, 심지어 그것이 보석과도 같이 아름답고 소중한 것임을 확인하면서 분노가 새어나오던 눈빛은 맑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생각의 깊이가 깊고 남다른 철학적 사고까지 할 수 있었던 이 아이는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특별함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제껏 생각해보지 않았던 자기 미래를 설계하고, 자신감과 확신을 갖고 해나가기로 했다. 그래서 이제 정체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지 않고,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 눈치를 보지 않게 됐다고 했다. 편안하고 중심이 잡힌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누군가가 자상한 관심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주는 것.” 은 이처럼 많은 일을 했다.
이렇게 나를 알아주는, 사랑해주는 사람이 많다면 삶이 힘들지 않겠다.
아니, 그런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된다.
그 한 사람도 나에게 없다면, 내가 나 자신한테 그런 사람이 되어 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