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_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의 원인과 치료
정신분열증 환자가 현실검증력에 손상을 나타내며 망상이나 환격과 같은 양성 증상을 현저하게 드러내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치료과 사회적 재적응을 위해서는 심리치료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조현병_정신분열증의 원인>
1) 심리적 요인
(1) 인지적 입장
인지적 입장에서는 정신분열증(조현병)이 기분적으로 사고장애이며 사고장애는 주의 기능 손상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주의 기능이 손상되면, 부적절한 정보를 억제하지 못하므로 많은 정보가 밀려들어 심한 심리적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 혼란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지나치게 단순한 논리로 혼란스러운 경험을 설명하려 해서 망상을 발달시키거나 외부 자극에 대해 무감각한 태도를 취하며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고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비논리적이고 와해된 사고와 언행을 나타내는 이유는 의식에 침투하는 부적절한 정보를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상형 이나 급성 정신분열증 환자는 주의 폭이 확대되서 외부 자극에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비망상형 또는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는 반대로 주의 폭이 협소해져서 외부 자극을 잘 포착하지 못하며 대부분의 인지적 과제에서 현저한 수행저하을 나타내었다. 이 밖에도 정신분열증 환자는 추론, 계획, 집행, 작업기억의 손상을 타나낸다고 보고 되는데, 이러한 인지적 결함은 전두엽 피질의 기능이상과 인지적 기능손상의 관계를 밝히는 신경 심리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 정신분석적 입장
정신분석적 입장에서 프로이드는 정신분열증(조현병)을 통합된 자아가 발달되기 이전 단계, 즉 오이디푸스 단계 이전의 심리적 갈등과 결손에 의해 발생되는 장애로 보았다. 따라서 정신분열증에서의 갈등은 매우 강력하고, 그에 적용되는 방어 기제도 부정, 투사와 같은 원시적인 방어 기제가 사용된다. 그러므로 정신분열증 환자의 자아기능은 발달적으로 초기 단계로 퇴행한다는 갈등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에 프로이드는 건강염려증적 집착에서 시작되어 강직증과 정신분열적 증상을 나타냈던 사례를 설명하면서 결손모델을 제시했다. 즉, 정신분열증이 처음에는 갈등으로 시작되지만 외부세계로 향해졌던 리비도 에너지가 점차 내부로 철수되어 환자의 자기상이나 신체상에 투여되면 과대망상이나 건강염려증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도가 심화되면, 외부세계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내부의 대상 표상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자폐적 세계로 철수하게 되면 심리적 적응기능이 손상되게 된다. 이러한 특성이 정신분열증의 결손을 구성하며 와해된 사고, 망상, 환각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Federn(1952)은 정신분열증을 자아경계의 붕괴에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 외부적 자아경계는 마음의 현상과 외부의 현상을 구별시켜주는 반면, 내부적 자아경계는 의식경험과 무의식경험을 구분하게 한다. 외부적 자아경계가 손상되어 외부 현실과 심리적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환각과 망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내부적 자아경계가 약화되어 초기의 미숙한 자아상태가 다시 출현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대상관계이론에서는 정신분열증의 기원을 생애 초기의 발달과정에 두고 있다. Klien(1932)은 생후 1년 이내에 어린 아이가 두 가지의 인간관계 패턴을 형성하는데, 이는 정상적, 병리적 발달 모두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두 가지는 피해의식적 입장과 우울적 입장인데, 정신분열증의 잠재가능성을 가진 아동은 엄마에 대해 공격적 충동을 지니며 이를 엄마에게 투사하여 피해의식적 불안을 갖게 됨으로써 외부세계로부터의 철수, 분리, 투사적 동일시 등의 방어기제를 사용하며 피해의식적 입장에 고착된다. 청소년기 이후에 심한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되면, 이러한 피해의식적 입장으로 퇴행하여 정신분열증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Mahler(1952)는 초기의 발달 경험이 성장 후의 심리적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면서, 정신분열증 환자는 어린시절 엄마와의 안정된 공생관계를 형성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분리-개별화의 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보인다고 하였다. 즉, 독립된 개체로서 수행해야 하는 개인화 과제에 직면했을 때, 자폐적 단계로 퇴행하여 정신분열증적 상태가 된다는 주장이다.
2) 생물학적 요인
정신분열증(조현병)의 원인은 아직 충분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최근 여구결과에 따르면 생물학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시사되고 있다. 정신분열증(조현병)의 원인을 생물학적 요인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정신분열증을 뇌의 장애로 규정한다. 유전적 요인, 뇌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결함,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등의 관련성을 밝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정신분열증(조현병) 환자의 부모나 형제자매는 일반인의 10배, 정신분열증(조현병) 환자의 자녀는 일반인의 15배까지 정신분열증(조현병)에 걸릴 비율이 높다고 한다. 부모 모두가 정신분열증(조현병) 환자일 경우에는 자녀의 36% 정도가 정신분열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정신분열증(조현병)에 대한 유전적 요인이 강력함을 시사하지만, 유전자가 완전히 동일한 일란썽 쌍생아의 경우에 공병률이 57% 정도라는 점에서 유전적 요인 이외에 다른 여러가지 요인이 정신분열증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신분열증(조현병)이 특정한 단일 유전자의 이상이나 여러 유전자의 복합적 관계와 더불어 환경적 요인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가설이 있다.
연구를 통해 유전자의 이상이 밝혀진다해도, 유전자의 이상이 어떤 경로나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심리적 적은 기능에 영향을 미쳐 정신분열증을 유발하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정신분열증(조현병)은 뇌의 구조적 이상과 관련된다는 주장이 제기괴고 있는데, 정신분열증 환자는 정상인보다 뇌실의 크기가 크고 뇌 피질의 양이 적으며 전두엽, 변연계, 기저 신경절, 시상, 뇌간, 소뇌에서 이상을 나타낸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과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일관성 있게 증명되고 있지는 않다.
뇌의 기능적 이상이 정신분열증(조현병)과 관련된다는 주장도 있다. 뇌의 전두엽의 피질의 신진대가가 저하되어 있어, 정신분열증 환자의 뇌는 주변 환경에 빠르로 효율적으로 반응하지 못 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또한 정신분열증 환자는 뇌반구의 비대칭성으로 좌반구에서 과도한 활동이 나타나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더불어 정신분열증 환자의 일부는 건겅하지 못한 태내 환경, 출생 시의 이상 등에 의해 중추신경계가 손상되어, 뇌의 기능에 손상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되고 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정신분열증(조현병)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려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도파민(dopamine)이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뇌를 부검한 결과, 뇌에 도파민 수용기가 증가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러란 사실에 근거하여 정신분열증은 뇌의 도파민이 과다할 때 야기된다는 도파민 가설이 제기 되었다. 최근에는 도파민 외에 세로토닌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두 다지 신경전달물질의 수준이 높으면 정신분열증 증상이 나타난다는 세로토닌-도파민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세로토닌과 도파민 두 화학물질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기능의 약물인 clozapine이 정신분열증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점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밖에 행물학적 환경이 정신분열증(조현병)의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다. 출생 전후의 생물학전 환경이 중요하며 태내조건(예: 어머니의 임신중의 외상, 영양실조, 감염, 중독 등), 출생시의 문제(예: 출산시의 외상, 산소결핍, 감염, 출혈 등), 출생 직후의 문제(예: 출생 직후의 영양부족, 질병, 사고 등)가 정신분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요인은 정신분열증의 직접적인 우너이기보다는 유전적 취약성을 발현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조현병_정신분열증의 치료>
심각산 현실검증력의 손상과 부정응 증세를 나타내는 경우, 자신과 타인을 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성증상에는 항정신병 약물이 처방되며, 최근에는 음성증상의 개선을 위한 약물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clozapine을 제외한 대부분의 약물은 도파민 억제제로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나타내는 문제점이 있다. 근육이 긴장되어 행동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근긴장곤란증과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종종걸음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좌불안석증이 나타나며 이 외에도 이상한 자세, 손떨림, 무표정, 침흘림, 안절부절못함, 입맛다시기, 혀의 지속적 움직임 등의 부작용에 의한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분열증 환자가 현실검증력에 손상을 나타내며 망상이나 환격과 같은 양성 증상을 현저하게 드러내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치료과 사회적 재적응을 위해서는 심리치료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역동적 치료는 세부적인 이론적 입장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정신분열증 환자와 지지적 관계형성을 통해 자아기능을 강화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치료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관계형성’ 이며 이러한 관계 속에서 갈등과 불안을 방어하는 자아의 방어기능을 강화하고 자아경계를 상화하며 치료자와의 건강한 관계 속에서 진정한 대상관계를 재경험하도록 한다.
행동치료적 기법으로로는 일상적 적응기능에 손상을 보이는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그들의 행동을 정밀하게 관찰하고 환표이용법을 적용하여 적응적 기능적 기능을 습득시킬 수 있다. 또한 불안해질 때마다 환각을 경험하는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체계적 둔감법을 통해 불안을 효과적으로 다루게 함으로써 환각이 사라졌다는 치료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부적응적인 사고내용을 변화시키고 인지적 적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인지치료적 기법이 시행되고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일상적 상황에서 무기력하거나 부정적인 자기대화를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환자들이 자기자신에게 ‘건강한 자기대화’를 하도록 가르치는 자기지시훈련을 시행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 문제해결 상황에서도 과제를 평가하고, 평가된 과제에 주의를 집중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자기대화를 하는 기술을 학습시킴으로써 적응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집단치료가 많은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집단치료를 통해 동료로부터 지지를 받는 동시에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술을 익히게 된다. 이를 통해 정신분열증으로 입원한 환자들이 적응기능의 향상을 보였으며 급성환자보다 만성환자에게서 더 좋은 치료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참고서적
권석만, 현대 이상심리학 (2017,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