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서 넘어지거나 발표할 때 실수를 하게 되면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하는 창피함과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하지만 창피함과는 달리 수치심은 자신의 근원을 흔드는 감정으로 자기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뿌리 채 부정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수치심을 권하는 사회 책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수치심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수치심은 나에게 결점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거부당하고 소속될 가치가 없다고 믿는 극도로 고통스러운 느낌이나 감정이다.”
또한 가장 자주 혼돈되는 단어 중에는 죄책감도 있다고 설명하고 하는데요, 죄책감과 수치심은 둘 다 자기 평가에 대한 감정이지만 ‘나는 나쁜 사람이다”라고 존재 자체에 문제를 삼는 수치심과 ‘나는 나쁜 행동을 했다’라는 행동에 문제를 삼는 죄책감은 매우 다르다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결점이 있다고 생각되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없다는 생각은 타인으로부터 스스로를 자신을 고립하게 만들고 그래서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더욱더 매몰되어 버린다고 하는데요, 책에서는 이러한 수치심이 두려움으로 부터 생긴다고 합니다. 특히 ‘단절에 대한 두려움’에서요. 자신이 거부되지 않을까 또는 자신이 인정받아온 귀중한 가치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서 말이죠.
저자는 뇌 과학에 따르면 우리가 수치심을 느끼게 되면, 우리의 뇌는 ‘투쟁-도피 혹은 경직반응’을 명령하게 되어, 고차원적이고 이성적이고 차분한 사고처리와 감정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느끼거나,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한다고 합니다. 마치 압도당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수치심을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 안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어보며 수치심 촉발제에 대해서 잘 인식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무엇이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지 그리고 어떤 문제가 더 심하게 수치심을 자극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수치심 촉발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우리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수치심 촉발제를 알아내기 위해 책에서 사용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 ——, ——그리고 —-라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다.” 여러분들은 어떤 대답들이 나왔나요? 저의 경우에는 수치심 촉발제가 ‘능력 없고, 무능하고, 책임감 없으며, 끈기가 부족하고,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으로 보여 지고 싶지 않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결코 책임감이 부족하지 않았으며, 무능하지 않고 매사에 열심히 일하는 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요, 이럴 듯 수치심에만 빠지면 자신을 제대로 보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럴수록 자신을 세울 수 있는 여러 기둥들, 즉 장점들과 특화된 부분들을 많이 찾아서 적어두고 매일 보며 확인하는 것도 수치심에 매몰되는 것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일을 하다 실수를 할 때마다 ‘이런 일도 잘 처리 못하는 못난 나’ 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실수는 나의 전체가 아닌 지극히 일부분인 실수한 행동이라고 알아차리면 수치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것을 예방할 수 있겠죠.
참고서적 : 브레네 브라운/서현정 옮김, 수치심 권하는 사회 (2019, 가나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