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커플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서 어떤 일을 결정해야할 때가 많습니다.
사소하게는 “지금 어디 갈까?” “뭘 먹어야 할까?” “쇼핑은 어디서 하는 게 나을까?” “여행은 어디로 갈까?” 부터 “결혼은
언제 어떻게 하고, 아이를 낳을 건지, 또 언제 몇 명을 낳아서 어떻게 키울 건지?” 등등을 결정할 때, 각각 자기가 원하는 것을 주
장하게 되죠.
그런데 이럴 때 서로 자기 의견이 맞다고 주장을 하면서 크게 싸우게 되고,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보니, 관계에 금이 간다고 호소를 하죠.
남편이 자기 뜻대로 하려고 해서 항상 자기가 져줘야 한다는 경우도 있고,
여자친구가 하자는 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내니까 어쩔 수 없이 눈치 보면서 맞춰준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의견이 다를 때 한 쪽이 져줘야 한다거나, 일방적으로 눈치 보면서 맞춰줘야 할까요?
아니면 순서대로 공평하게 이번에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했다면, 다음에는 내가 원하는 걸 하면 해결 될까요?
그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규칙을 정해서 해도 감정이 상하는 갈등을 막기는 어려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는 우선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결정하려고 우기기보다,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들어봐야 하는데요.
상대방이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들어보는 것입니다.
이때 핵심은 얘기를 들으면서 나와 반대의견인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듣고,
자기 의견에 유리하도록 부정하거나 설득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거에요.
한 부부의 예를 들어볼게요.
부인은 셋째 아이를 낳기를 원했고, 남편은 원치 않았던 경우에요.
서로 시간을 갖고 얘기를 나눈 후에 결국 부인은 아이를 더 낳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고,
남편은 오히려 셋째 아이를 낳아도 될 것 같다고 하게 됐어요.
남편이 우선 부인이 왜 셋째를 낳고 싶어하는지 질문을 했는데요.
부인은 자녀가 3명인 가정에서 자라서인지 아이가 셋이어야 완전할 것 같다고 했고, 그 때 남편이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줬어요.
남편은 자녀가 꼭 3명이어야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게 말이 되냐는 식의 부정적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이제 홀가분하게 여행을 다니면서 살고 싶고, 아이가 셋이 되면 어려울 것 같고 경제적 부담감도 커질 것 같다고 했는
데요. 부인 역시 그건 내가 다 알아서 할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식의 반응을 하지 않고,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고 공감해줬어요.
이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결국 부인은 셋째를 낳고 싶은 이유가 지금 뭔가를 더 해보고 싶은 막연한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
고, 남편은 노산이라 아이가 잘못돼서 태어날까를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부인은 셋째를 낳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마음이 바뀌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마음이 채워지는 것 같아
서, 뭘 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남편은 셋째에 대한 두려움을 알아차리고 공감 받고 나니, 오히려 셋째를 낳아도 될 것 같다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 의견이 다를 때 해결 방법은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것인데요.
공감은 누구나 다 아는 간단한 방법인 것 같지만, 막상 그 상황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요.
왜냐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들을 때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설득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고,
상대방의 의견은 틀린 것이라고 판단하기 쉽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잘 알아보자는 결심을 하고 대화를 시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대화를 통해서 서로 자기가 옳다고 자기주장만 하다가 감정이 상하고 관계에 금이 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이 대화 과정에서 몰랐던 서로의 내면세계를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