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비난하기만 할 때

 

이번시간에는 갈등이 일어났을 때 서로 비난하기만 반복하는 커플의 사례에 대해 말씀 드릴게요.

여자가 “나한테 어떻게 그렇게 소리를 지를 수 있어?” 하면, 남자가 “나만 그러냐?” “너도 저번에 소리 질렀잖아!”라고 하거나, “네가 나 열 받게 했잖아” 하죠. 그러면 여자는 또 “내가 언제 열 받게 했다고 그래?” “그렇다고 어떻게 나한테 소리를 지를 수 있어?” 하며 또 받아치죠.

이렇게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너는 안 그랬냐는 식으로 상대방이 과거에 잘못한 것도 끌어다가 자기를 방어하기도 하죠.

갈등상황에서 이런 대화가 시작되면 끝없는 말싸움을 하게 되고, 분노가 폭발하면서 심각한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어쩌다 그런 갈등이 시작됐는지를 질문하면 대부분이 “너무 사소한 거였어요.” 라고 대답하시죠.

그럴 때 더 안타까워요.

정말 사소한 이유로 시작된 싸움이 폭력으로까지 가고, 서로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게 되니까요.

그리고 서로 갈등이 일어나기만 하면 이런 대화방식을 되풀이 하게 되니까, 결국 대화를 단절하게 되죠.

 

어떻게 하면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런 싸움으로 가지 않게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은 잘 아실 거에요.

소리 지르는 상대방에게 “왜 소리질러?” 가 아닌, 당신이 소리 지르니까, 무섭다, 당황스럽다고 표현하는 거에요.

비난이나 지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나 전달법으로로 표현하는 거죠.

많은 분들이 이 방법을 알지만, 감정에 압도되면 이렇게 반응하기가 어렵기도 해요. 그럴 때는 이렇게 반응해보시면 좋겠어요.

 

첫째, 자신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인정하는 것인데요. “당신 왜 약속 안 지켰어?” 하면, “그래. 맞아. 내가 약속 안 지켰어.” 라고 대답하는 건데요. 이렇게 반응하려면, 우선 자동적으로 방어하려는 마음을 멈추고, 자기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요.

그러면 내가 정말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반응을 하게 되요.

 

둘째, 상대방의 감정을 유발한 것을 인정하는 것인데요.

“당신이 나를 너무 화나게 하잖아.” 라는 반응에 비난을 하기 보다는 내 얘기에 당신이 화났을 수 있겠다고 인정해주는 거에요.

 

셋째, 상대방의 깊은 마음에 대해 질문하는 것인데요.

한 쪽이 대화를 피하는 경우에 계속 피하지 말고 얘기하자고 쫓아다니면서 다그치다가 지쳐서 대화를 단절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경우는 회피하는 상대방에 대해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라고 판단해버리기 쉬워요.

서로 감정이 안정된 상태에서 정말 궁금해 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회피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해보시기 바라요.

 

회피하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자신의 크고 복잡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거나, 상대방에게 이해받지 못할 것이고,

그래서 또 분노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지나친 분노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도 그 깊은 마음에 무엇이 건드려졌는지를 알아봐야 하는데요.

버림받고 외면당할 것 같은 불안과 같은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상처가 건드려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상대방의 깊은 마음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은 서로의 마음의 깊은 상처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한데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슬픔과 수치심, 두려움 등의 깊은 정서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슬픔과 수치심, 두려움과 같은 정서는 부부(커플)가 서로 나누어야 하는 중요한 정서이지만, 일상에서 다른 정서보다 표현이 잘되지 않는데요.

그런데 수치심, 두려움과 같은 감정은 애착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감정이기도 해서,

진솔하고 솔직한 마음으로 용기내서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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