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주제 1._ 성장 배경에서의 지지와 공감
성장 배경에서 부모로부터 충분한 정서적 돌봄을 받고 자란다는 것은 한 개인이 삶에서 자기 정서와 욕구를 잘 알아차리고 그것을 해소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기초작업인 셈입니다. 물질적 돌봄과 지지 역시 개인의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년에 아보카도를 먹고 그 씨앗 몇 개의 싹을 틔워 보고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그 정보에 따라 씨앗을 물에 띄워서 나름 정성껏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무것도 심어져 있지 않던 큰 화분에서 아보카도 줄기가 뻗어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보카도 씨앗 틔우기’ 정보를 찾아보기 전에 무심코 씨앗 하나를 빈 화분 흙 속에 묻어 두었던 것의 싹이었습니다. 다른 씨앗들처럼 그렇게 정성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그 위의 다른 화분에서 넘친 물을 먹으며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 것이 참 기특하고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특하게 고난을 이겨내고 싹을 틔운 아보카도의 줄기는 각각의 화분에 심겨 홀로 커가는 아보카도의 줄기보다 유난히 가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아보카도가 있는 큰 화분의 위에 얹혀 있는 화분의 덩굴 진 식물 때문이었습니다.
그 식물의 무성한 줄기들이 아보카도의 줄기를 빈틈없이 지지해주고 있었고, 그 때문에 이 아보카도는 굳이 줄기가 굵고 튼튼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보면서 인간의 성장하는 모습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촘촘한 덩굴처럼 주 양육자의 지나친 돌봄은 결국 아보카도의 가늘어진 줄기처럼 한 인간의 내면의 힘도 의존적이고 약해지게 할 수 있으니까요.
상담을 하면서 성장 배경을 탐색하다 보면 주양육자로부터 정서적, 물질적 지지와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하며 성장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주양육자란 한 사람의 양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주로 부모이며 조부모, 친척, 지인 등도 주양육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정서적 공감과 수용, 지지는 인간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성장 배경에서 부모로부터 충분한 정서적 돌봄을 받고 자란다는 것은 한 개인이 삶에서 자기 정서와 욕구를 잘 알아차리고 그것을 해소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기초작업인 셈입니다. 물질적 돌봄과 지지 역시 개인의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가, 주 양육자가 육아를 하면서 충분한 지지와 공감을 제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세상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하겠지요.
상담을 받는 분들의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지 못한 성장 배경을 호소합니다.
안타까운 경우는 성장 배경에서의 결핍을 원망하며, 그것의 부정적 영향에만 관심 갖고, 탓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성장 배경에서의 결핍에 의한 부정적 영향도 있지만, 그 결핍 때문에 얻어진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나에게 좀 더 잘해줬다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지는 않을 텐데……” 하는 원망하는 마음에 머무르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원망에 힘들어하는 내담자께 넝쿨의 지지로 줄기가 가늘어진 아보카도 얘기를 해드리면서, 부모의 충분한 지지가 없었기에 자신이 얼마나 단단한 줄기를 갖게 되었는지를 비춰드렸습니다.
그 내담자는 자신이 부모의 부족한 지지로 인하여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냈으며, 그 경험을 통하여 얻게 된 능력들이 얼마나 단단한지, 또 자신의 내면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며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담이 진행됨에 따라 천천히 보지 못하고 있던 자기 내면의 자원에 스스로 빛을 비추기 시작하였습니다.
자기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고, 주변 탓을 하게 된다면, 자기 내면의 자원과 취약점, 둘 중 어느 부분에 빛을 비추고 있는지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과거 혹은 현재 나에게 힘들게 느껴지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이 과연 나의 내면에 상처와 결핍만을 안겨주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것이 그 일의 영향에 대한 긍정적인, 다른 부분도 볼 수 있도록 안내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