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주제 7._나를 위한 말, 내면의 표현
준비된 출구를 통해서 알맞은 압력이 쌓였을 때에 이뤄지는 자기 내면의 표현은 우리에게 ‘정화’를 결과물로 선사해 줄 뿐만 아니라, 자아존중감을 지키는 기초가 되는 “나를 위한 말, 내면의 표현”이 될 것이다.
상담 장면에서 자기 내면의 불만이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는 내담자를 자주 만나게 된다.
그것들을 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질문하면,
“말을 해서 뭐해요?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을 텐데……”
“말하다가 관계가 틀어질까 봐 두려워서”
“말하다 내가 너무 화를 내버릴까 봐 그냥 참고 말아요.”
“그걸 일일이 말로 해야 되나요? 말 안 한다고 왜 그걸 몰라?”라는 반응 등 제각각이다.
이렇게 여러 이유들로 인한 억압이 우리가 갖은 욕망들을 단단히 눌러 내면에 가두어 둔다. 하지만, 그것들을 더 이상 가둬둘 마음속 공간이 없어지거나 변질되면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때가 오기도 한다.
“마음사전(김소연 저)”에서 저자는 무언가 사라지길 원해서 하는 말은 ‘발산’이고, 잘 기억하기 위해서 하는 말은 ‘언약’이며, 마음을 얻기 위해서 하는 말은 ‘애걸’이라고 했다. 그리고 미숙한 발산의 기술은 제 살갗마저 벗어던지게 하는데, 그럴 때에는 마음의 출혈을 경험하고야 만다고 했다. 이런 발산에 대한 기술 부족에서 발생된 나쁜 경험들 때문에, 발산을 위험한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우리의 마음과 육체는 일종의 ‘심술’이 프로그래밍되어 있어서, 지나친 억제를 받으면 불쾌한 출구를 통해 분노를 발산하고자 하는 괴팍함이 있다.
그런 식의 분출은 밸브가 고장 난 순환 파이프 같아서 화상과도 같은 고통과 지독한 혼란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이것은 거의 ‘재난’에 가까운 결과를 낳기도 한다. 준비된 출구를 통해 알맞은 압력이 쌓였을 때에 이뤄지는 내보내기는 기분 전환을 제대로 만끽하게 해준다. 또 그것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정화’를 결과물로 선사해 준다.
저자의 이 표현은 정말 적절한 비유들로 이루어진 ‘나를 위한 표현’과 ‘나를 해치는 표현’에 대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재난’이 일어날까 두려워 나의 욕망을 꼭꼭 가둬두지만, 결국 그것은 마음을 병들게 하거나 불쾌한 출구를 통해 분출되어 소중한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기도 하고, 마음 아픈 관계 단절 등의 결과로 일어나고야 만다. 그리고 그 ‘재난’으로 인해 가장 크게 상처받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적절하게 내 마음을 표현해도 전혀 듣지 않는 대상도 있다.
그 때문에 많은 내담자들이 “말을 해서 뭐해요?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을 텐데……”라며, 고개를 젓는다. 그럴 땐 그저 상대방의 방어적이거나 부인하는 등의 말에 반응을 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만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그리고 상대방이 듣지 않은 것 같아도 그건 경청하지 않는 태도일 뿐, 사실은 내 말을 듣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표현을 하는 그 과정 자체가 스스로를 존중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상담 장면에서 “나는 자존감이 낮아요. 자신이 없어요. “라는 말을 무수히 듣는다. 자기 내면의 욕구나 불만, 정서를 표현하는 것은 자기 존중의 매우 중요한 기초작업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준비된 출구를 통해서 알맞은 압력이 쌓였을 때에 이뤄지는 자기 내면의 표현은 우리에게 ‘정화’를 결과물로 선사해 줄 뿐만 아니라, 자아존중감을 지키는 기초가 되는 “나를 위한 말, 내면의 표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