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는 일에는 안 될 것이 별로 없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안 될 것이 별로 없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안 될 것이 별로 없다는게 평소 나의 지론이다. 물론 인생에서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열에 하나나 둘쯤이다. 그럼에도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에게 공감하고 그러다보면 일이 풀리는 것 또한 인생의, 관계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G20 정상회담이 일본에서 있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 행사를 마치고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 덕분에(?) 불법으로 쳐 놓았던 광화문의 한 정당 천막들을 스스로 걷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데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 이유이다. 치우는게 법이라고 해도 꿈쩍도 안하더니 말이다.

그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잠시 이생각 저생각이 스쳤다. 우리나라에 온 참에 북한의 김정은위원장을 만나고 가면 좋을텐데… 꼭 뭔가 협상을 하지 않더라도 멀리서 왔으니 얼굴 한번 보고 가면 안 보고 간 것보단 훨씬 나을텐데..하는 지극히 소시민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꼬리를 문 생각은, 일반인이라며 외국에서 왔으니 연락이 되는 친구는 누구든 만나고 가려고 할테니 무작정이라도 연락해서 서로 시간이 되면 반갑게 만나고, 안 되면 하는 수 없는 일이고…. 반대로 친구가 외국에서 왔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만나주려고 할 텐데…하는 생각들을 했다. 그런데 일반인이 아닌 대통령들이니 외교적 걸림과 준비가 얼마나 많을까.. 경호며 통역이며, 시간을 들여 적임자를 선정하고 준비하고 해야하는 일들이 많을테니 어렵겠지… 평양에서 내려오는데 한 두 시간이면 충분할텐데… 아쉽네… 그러고 말았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뜻밖에도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김정은,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났다! 트럼프가 트윗에 만날 수 있으면 만나고 싶다고 글을 남겼고, 그것을 본 김정은이 OK를 한 것이다!

세계의 언론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만큼 쉽게 성사될 만남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도 텔레비젼 앞에 앉아 그 만남을 지켜보았다.
물론 각자의 정치적 손익을 따져볼만큼 따져 보고 결정을 한 것일테지만, 그것을 떠나서 얼굴 한번 더 보았다는 사실과 서로 기분좋게 만났다는 것이 인간적으로 참 마음 뿌듯한 일이었다.
방송에서도 여러번 반복을 했다. 역사적 의미도 남다르다고. 정전이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땅을 밟았다는 것과, 휴전중임에도 군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만났다는 것은 달라진 세대와 앞으로의 평화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텔레비전으로 두 사람의 표정을 유심히 보았다. 김정은은 희망에 찬 환한 얼굴이었고 트럼프는 숙제 하나 끝낸 것 같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우리 문대통령은 뿌듯한 표정이었다. 어쩌면 내가 보고 싶은대로 본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두 사람, 우리 문대통령까지 세 사람의 표정이 밝아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확실한 건, 이번 만남이 다음 만남을 좀 더 확실히 기약했을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안 될 것이 별로 없다는게 평소 나의 지론이다. 물론 인생에서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열에 하나나 둘쯤이다. 그럼에도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에게 공감하고 그러다보면 일이 풀리는 것 또한 인생의, 관계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그 묘미가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주길 기도한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