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불안형 애착유형끼리 만난 커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제로 불안형의 여성이 회피형의 남성을 사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불안형은 회피형이 전화를 자주 하지 않거나,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면 불안감에 압도돼서 상대방한테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또 회피형인 파트너가 다시 애정을 표현하면 안정을 되찾기도 하면서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감정의 롤러코스터 타기를 반복하기가 쉬워집니다. 이것을 열정적인 사랑으로 착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불안형이 회피형을 사귈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불안형 끼리 연인이 된다면 서로의 감정상태를 잘 알아서 서로를 편안하게 해줄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자주 심하게 싸운다는 호소를 많이 하십니다.
지난 시간에도 말씀 드렸듯이 불안형은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지를 항상 확인하고 싶어 하고, 관계가 깨질까봐 평소에 자신의 욕구를 진솔하게 표현하기를 어려워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참고 쌓아뒀던 마음이 폭발하면 상대방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파트너도 불안형이라면 갈등상황에서 함께 공격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서 누가 더 나쁜 사람인지를 따지기 시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불안형 한 쪽에서 “그 때 모임 끝나고 바로 전화하라고 했는데, 왜 안 했어? 그 시간에 다른 사람하고는 통화했더라? 어떻게 다른 사람하고 통화하느라 나한테 전화하는 걸 잊어버릴 수 있어?” 하면, 상대방 불안형은 “당신은 안 그랬는줄 알아?” 하면서 그동안 쌓아뒀던 서운했던 일을 끄집어내서 반격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 싸움은 원래 주제에서 벗어나, ‘서로 나쁜 사람 만들기’를 하는데 열중하는 큰 싸움이 되게 됩니다. 별일 아닌 것으로 시작해서 결국 서로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싸움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기도 합니다.
불안형 끼리는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아서 이해해줄 것 같지만, 이렇게 오히려 더 자주 격하게 싸우게 됩니다. 더 안타까운 건 이렇게 ‘나쁜 사람 만들기’ 식의 싸움의 패턴이 시작되면 계속 같은 방식으로 싸우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아서 한 쪽이 꾹 참는 경우도 있고, 서로 서운한 걸 전혀 말하지 않는 담쌓기를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 더 크게 폭발하면서 이별까지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또 막상 헤어지기는 어려워합니다.
큰 싸움으로 가지 않으면서 자신의 불만이나 바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식으로 표현하지 않기’입니다. 상대방을 비난하면 분노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어떻게 다른 사람하고 통화하면서 나한테 전화하는 걸 잊어버릴 수 있어?” 라고 비난하는 대신, 먼저 자기 마음에 집중해보고, “당신이 전화하지 않아서, 내가 많이 서운하고 불안했어.” 하면서 진짜 자기 내면의 감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이렇게 심한 갈등상태로 가는 원인과 패턴을 잘 파악해보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쉽게 이런 부정적 갈등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불안형 커플 각자가 애착의 관점에서의 취약성 뿐 만 아니라 다른 마음의 어려움들도 잘 알아차리고,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시면 더 좋습니다. 사람의 내면은 매우 독특해서 애착유형으로만 설명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 글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