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에 대하여

 

분노 감정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그 것을 다루고 해소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크게는 분노감정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표현되는 감정의 양상이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는데,

불편한 감정이 밖으로 향한다면 분노, 자기 자신에게 향한다면 우울로 드러나게 됩니다.

 

분노감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머물러 잘 생각해보면 또 당연한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다양한데, 그 다양한 감정들을 모두 분노로 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치심이 느껴져도 화를 내고, 당황스러워도 화를 내고, 마음이 조급해도 화를 내고, 내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고, 거짓을 진실로 위장하기 위해서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도보다 지나치게 분노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누가 봐도 “화 낼 일이 아닌데, 왜 저러지?” 하는 반응을 하게 만들지요.

화를 낸 본인도 지나치게 화내고 얼떨떨 하거나, 후회를 하는 경우입니다.

 

또 어떤 경우는 분노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참는 경우입니다. 우리 문화에서는 이런 상태를 홧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화 난 감정을 해결하지 못 해서 마음에 또다른 병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오지 않고, 입맛이 없는 등등의 어려운 상태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고, 화를 내는 것은 옳지 않은 일, 천박한 행동이라는 개념이 홧병을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분노의 정도나 표출방식이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그 내면의 상태가 다르게 때문입니다. 내면에 각기 다른 상처가 있고, 개념이 있고,…

그런데 무엇보다 이미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해소되지 않은 어떤 분노가 얼마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적 촉발요인이 있지만 그 분노의 주체는 자신이고, 자신의 내면의 어떤 부분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어난 사건보다 과도하게 화를 내기도 하고, 화를 억압하기도 하며, 모든 감정을 분노로 표출하기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내 안에 자리잡고 있는 분노는 어떤 것일까요? 어떤 분노가 얼만큼 자리잡고 있을까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분노감정에 대한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기 보다는 내 안에서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분노감정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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