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커플의 성인 애착 3_ 불안형 들여다보기

부부, 커플의 성인 애착 3_ 불안형 들여다보기

애착 체계란 뇌의 메커니즘으로 애착 대상의 안전과 관심을 관찰하고 감시하는 일을 책임지는 부분입니다.

 

불안형들의 애착체계는 매우 예민해서 사소한 전조에도 금방 활성화되는데, 애착체계가 한 번 활성화되면 그들은 파트너가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있으며, 관계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안심하지 못합니다.

불안형들의 애착체계 작동방식에 대해 예를 들어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파트너에게 오늘은 전화가 오지 않은 경우,
자신에게 화가 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애착체계를 활성화 시키고
-> 파트너의 감정을 확인하고자 만나자고 문자를 보내게 되고 -> 반응을 기다리다가-> 파트너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으면, 나와 헤어지려고 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

이 때부터 애착체계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경계경보가 울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 때에 불안형의 머릿속은 오로지 파트너와의 친밀감을 회복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 중간에 파트너에게 전화가 와서 사정설명을 정확하게 해주면, 불안형들은 바로 안정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 캠퍼스의 연구소 크리스 프레일리와 프랑스 파스칼 대학의 폴라 니덴탈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불안형이 사회적 신호를 얼마나 주의깊게 살펴보는지 측정하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실험의 참가자들이 영상의 시작 화면에는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이 나오다가, 영상이 재생되면서 점점 무표정으로 바뀌는 영상을 보게 하였는데, 불안형이 다른 유형보다 표정 변화를 더 일찍 감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는 불안형이 다른 유형들보다 상대방의 표정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대방이 주는 신호를 더 정확하고 예민하게 파악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실험에서 또 한 가지 발견 된 것은 불안형은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을 보였으며 그럴 때는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잘못 해석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솔루션이 될만한 결과를 발견하기도 했는데, 불안형 실험 참가자들에게 변화를 포착해도 바로 반응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즉, 다른 유형의 실험 참가자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때까지 반응하지 못 하게 하며,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한 후 천천히 결론을 내린 경우에만 반응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였더니, 불안형들이 가진 예민한 파악 능력이 보다 정확한 반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즉, 결론을 내리기 전에 좀 더 인내심을 가진다면 불안형은 주변 세상을 해석하는 초자연적 능력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반대로 성급하게 행동한다면 오해와 상처만 받고 관계가 끝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불안형의 애착체계 과정에서도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부정적 결론을 내리며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고 괴로워하지 않을 수 있겠지요. 즉,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안형들에게 이처럼 어려운 일도 없을 듯합니다. 또 한가지 방법은 파트너가 빠르게 자주 반응하여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결국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불안형 본인은 판단을 보류하는 노력을 하고, 그 파트너는 불안형에게 빠른 반응과 응답을 하도록 노력을 하는, 즉 서로 노력을 하는 것일텐데요. 이를 위해 커플/ 부부상담을 받는 등의 전문가의 도움으로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이 우선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불안형은 파트너와의 친밀감을 회복하고 파트너의 관심을 얻기 위해 충격을 주는 형태의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항의 행동이라고 합니다. 이 항의행동은 애착체계가 자신을 지배하도록 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항의행동을 살펴보면,
1. 파트너와의 접촉을 유지하려는 지나친 노력: 계속 전화기만 들여다보며 수없이 부재중 전화, 문자, 이메일을 남김. 혹시 마주칠 수 있을까 해서 파트너의 직장이나 집 근처까지 배회함.
2. 무관심한 척하기: 파트너 앞에서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는 데만 몰두하는 등의 행동을 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음. 다른 사람들과는 얘기를 친절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파트너에게는 말도 걸지 않고 무시함.
3. 받은만큼 되돌려주기: 파트너가 전화를 못 받았을 때, 얼마만에 다시 전화가 오는지 체크해서 나중에 파트너한테 전화 왔을 때도 딱 그만큼 기다렸다가 응답함.
4. 적대적으로 행동하기: 파트너가 말할 때 다른 데를 보거나 일어나서 방을 나가버림. (적대적인 행동은 폭력으로 드러나기도 함)
5. 이별로 협박하기: “우린 맞지 않을 줄 알았어.”, “헤어지는 편이 나를 위해서 더 좋을 것 같아.”, 우린 너무 싸우는 것 같아. 더는 못 만나겠어.” 이렇게 협박을 하면서도 실은 파트너가 잡아주길 바람.
6. 속임수 사용하기: 바쁘거나 만나기 어려운 체함. 사실은 아무 일도 없으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파트너의 전화를 무시함.
7. 질투심 유발하기: 예전 애인과 점심 약속을 한다거나 친구들끼리 바에 다녀온 뒤 자신에게 작업을 걸었던 사람에 대해 늘어놓음.

불안형들이 이러한 항의 행동을 하지만, 마음으로 파트너에게 간절히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참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파트너와의 관계회복입니다. 관계회복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서 간절히 관계회복을 원하고 있는겁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항의행동을 잘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안형의 항의 행동과 애착 체계는 파트너와 헤어지고 나서도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데, 이성적으로는 파트너를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애착 체계가 반드시 이성의 질서를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애착도 자기 나름의 경로와 스케쥴에 따라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트너에 대한 생각을 오래도록 지울 수 없는 것이지요.

불안형의 애착 체계는 만성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데, 이는 오므리 질라스, 실비어 번지, 카터 벤델켄과 학자 세이버와 마쿨린서가 함께 설계한 연구에서 그 증거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스무명의 여성들에게 여러가지 연애 시나리오를 연상하게 하고 fMRI 로 그들의 뇌를 살펴 보았더니, 갈등과 이별, 파트너의 죽음과 같은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연상하는 동안 불안형 여성들의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은 다른 유형에서보다 두드러진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뇌는 다른 유형 여성들의 뇌보다 안와 전두 피질과 같이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 덜 활성화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불안형의 뇌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 약화되어 있어서 상실감에 더 강하게 반응했던 것입니다. 이는 불안형의 애착 체계가 한번 활성화되면 그 작동을 멈추기가 특히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불안형의 애착 체계의 톡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불안형 자신에게도, 그 파트너에게도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그리고 불안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싱글의 불안형이라면, 안정형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하고, 이미 파트너가 있는 불안형이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애착 체계를 교정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서적

AMIRE LEVINE, ATTACHED (2011, PENGUIN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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