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십대 사이] 7 *하일 G. 기너트/ 신흥민 옮김

  1. 칭찬 : 새로운 접근

인격을 평가하는 칭찬 말고 사건 자체를 이야기해야 한다. 개성을 평가하지 말고 느낌을 말로 설명하며, 개인을 칭찬하기보다 그가 수행한 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평가하는 칭찬이 아닌 설명하는 칭찬이 좋다. 그럴 때 아이들도 자기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가질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칭찬은 칭찬을 들은 아이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로 바뀔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칭찬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여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칭찬을 많이 하면 아이들이 안정감을 가지게 되고 동기가 부여되며 선의를 북돋워 주고, 인간관계를 잘 이루도록 해 줄까?

어른들이 하는 일반적인 칭찬을 살펴보면 “넌 정말 똑똑해” “넌 굉장한 일을 해낸 거야” “넌 속이 깊은 아이야” “정말 착하구나” “넌 훌륭한 화가 같아” “넌 훌륭한 아이야” “넌 항상 정직하더라” “어쩌면 이렇게 훌륭한지, 놀랐어!” “넌 위대한 가수야” 등이다.

그런데 이 칭찬들을 잘 들여다보면 칭찬이라고 하지만 평가에 더 가깝다. 인격에 직접 칭찬하는 것으로, 그것은 평가로 느껴지게 된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이런 칭찬을 받으면 자신의 그렇지 않은 모습을 떠올리게 되고, 이러한 칭찬을 계속 유지하거나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는 것이 너무나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직접 인격을 칭찬하는 것은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것과 같다.

에드나의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 중이다. 에드나는 정성껏 쾌유의 내용을 담아 엽서를 써서 어머니에게 주었다. 엽서를 읽은 에드나의 어머니는 “넌 정말 속이 깊은 아이야. 늘 그렇게 생각이 깊었어. 정말 착한 아이야”라고 칭찬을 했다. 그런데 에드나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화장실로 뛰어가서 울며 토하기 시작했다. 왜 그랬을까? 에드나는 그 칭찬을 소화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간혹 아이들은 부모에게 화가 났을 때 부모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에드나도 엄마가 아프길 바랐던 적이 있었고, 정말 엄마가 입원을 하자 죄책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속죄의 의미로 정성껏 엽서를 쓴 것인데 오히려 극진한 칭찬을 받자 더 큰 죄책감을 느낀 것이다. 극단적 사례일 수 있으나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이럴 때는 엽서 자체를 칭찬하는 것이 좋다. “엽서가 참 예쁘고 마음에 들어. 내용도 재치있고. 멋진 말을 써 주어서 병이 빨리 나을 것 같아”

어떤 학생의 시가 마음에 든 선생님은 정말 훌륭한 시인이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학생은 자신은 그렇지 않다며 칭찬을 거절한다. 칭찬받은 학생은 왜 그랬을까? 자신이 아는 훌륭한 시인들이 떠올랐고, 자신은 그만한 사람이 아님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그들만큼 쓸 자신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시가 참 마음에 든다, 시를 읽으니 정말 들판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칭찬을 했더라면 학생도 즐거워했을 것이다.

이렇듯 인격을 평가하는 칭찬 말고 사건 자체를 이야기해야 한다. 개성을 평가하지 말고 느낌을 말로 설명하며, 개인을 칭찬하기보다 그가 수행한 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평가하는 칭찬이 아닌 설명하는 칭찬이 좋다. 그럴 때 아이들도 자기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가질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칭찬은 칭찬을 들은 아이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로 바뀔 수 있어야 한다.

칭찬을 하려면 아이의 공부, 노력, 성취, 마음가짐, 창의적인 생각 가운데서 마음에 드는 점과 높이 평가하는 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말로 기술해야 한다. 특정한 사건에 대한 특정한 감정을 말로 설명해 주면, 거기에서 아이는 자기 자신의 성격과 인격에 대해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 낸다. 어른의 설명이 사실적이고 공감이 가면 아이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날 좋아하고 있어.” “날 고맙게 여기고 있어.” “날 존중해 주고 있어.” “나도 능력이 있나 봐.” 이렇게 말이다.

*도움이 되는 (설명하는) 칭찬 : 생일 엽서 고맙게 받았다. 어찌나 재미있든지, 웃음이 저절로 나오던걸~
-아이가 내릴 수 있는 결론 : 내가 엽서를 잘 골랐나 봐. 앞으로는 내 선택을 믿어도 되겠어. 내 취향이 괜찮다는 거니까.
-도움이 되지 않는 (평가하는) 칭찬 : 넌 항상 그렇게 생각이 깊더라.

*도움이 되는 (설명하는) 칭찬 : 지갑을 찾아줘서 고마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아이가 내릴 수 있는 결론 : 내 정직함이 인정을 받았어. 내가 그런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은데!
-도움이 되지 않는 (평가하는) 칭찬 : 넌 언제나 그렇게 정직하더라.

*도움이 되는 (설명하는) 칭찬 : 네 방이 잘 정돈되어 있어서 보기 좋더라. 모든 것이 다 제자리에 놓여 있더구나.
-아이가 내릴 수 있는 결론 : 나도 정리를 꽤 잘하는 모양이야.
-도움이 되지 않는 (평가하는) 칭찬 : 놀랐어. 어쩌면 이렇게 훌륭한지!

정리하자면, 직사광선과 같이 부담스러운 인격에 관한 칭찬보다 칭찬받을만한 특정한 일이나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의 칭찬을 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좋겠다.

 

참고문헌, [부모와 십대 사이] 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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