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는 대인관계를 거부하는 경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6월 초에 방송국을 통하여 비닐 속에서 홀로 지내시면서 타인과의 접촉을 거부하시는 분과 대화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대화 나누는 것을 극도로 거부하고, 격하게 화를 내셔서 도움을 드릴 수 없어 참 아쉬웠습니다.
이런 경우는 많은 분들이 쉽게 조현증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타인을 이유 없이 배척하고, 분노의 대상으로 여기는 왜곡된 반응을 하시는 부분이나, 타인과 접촉을 거부하고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부분들을 봤을 때, 조현형 성격장애나 망상장애등 조현병 스펙트럼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기도 합니다.
저는 어떤 증상명을 붙이기보다는 이 분이 어떤 마음이실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홀로 길에서 지내는 것이 더 편안할 정도로 집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상상할 수 없이 힘드셨을 수도 있고, 사람들로부터 반복적으로 상처를 받다가 결국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대인관계 자체를 거부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에게 접근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자기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주변에서 가족이나 타인들로부터 받은 상처와 불신감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누군가 친절을 베풀면 자신을 이용하려고 한다고 의심하고, 또 조금만 불쾌하게 하면 나를 무시해서 그런다고 여기며 크게 분노하기도 하고, 타인과 가까워지는 것을 거부합니다.
안타깝게도 대인관계에서 이런 태도를 취하면 취할수록 더 고립되고, 타인에 대한 불신감은 더 깊어집니다. 왜냐하면 이런 태도 때문에 좋은 대인관계를 맺는 경험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과하게 접근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일관성 있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부하고, 의심하는 반응을 하더라도 동요하지 않고, 오랜 시간 변함없이 적절하고도 따뜻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오랜기간 이런 관심을 받으면, 상대방을 안전한 대상이라고 신뢰를 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타인에 대한 불심감이 완화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을 거부하는 대상에게 이렇게 치료적으로 접근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피해의식이나 불신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은 주변 사람들의 냉대로 외로움을 경험하고,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워서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외로움과 무력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망상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마술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믿거나, 자신이 중요한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것은 자존감을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명한 가수가 사랑 노래를 부르면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 주변에 이런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다면 너무 쉽게 증상명을 붙이기보다는 따뜻한 이해와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