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커플 상담을 하면서 상대방으로부터 “난 너 없음 못살아.” “너랑 헤어지게 되면 죽어버릴 거야!‘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이 사람한테는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시는 경우도 있고, 협박 같아서 무섭다고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유기불안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유기불안은 상대방과 헤어지게 되면 버림받는 것이라는 느낌 때문에 상대방이 떠날까봐 몹시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헤어질까봐 불안해하는 마음은 연애를 하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유기불안이 높은 경우는 이렇게 자기를 떠나면 죽어버릴 거라고 협박을 하기도 하고, 헤어지자고 하면 폭력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헌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상대방이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대신 해결해주면서, 자기한테 의존하게 하는 방법으로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대방을 가스라이팅해서 상대방이 스스로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하면서, 나 아니면 너를 좋아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상대방의 이런 말과 행동을 보면서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다고 착각해서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나를 떠나고 싶어할 때 힘들고 상처가 되긴 하지만, 그 마음을 존중하고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겠죠. 그리고 상대방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어려워한다면, 그것을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해주고 돕는 것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행동입니다.
실제로 유기불안이 높은 경우는 상대방이 떠나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상대방이 없이 자기 스스로 존재감, 가치감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존재할 가치 있게 해주고, 빛나게 해준다고 믿고 있다면, 상대방이 떠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불안해 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런 자기 내면을 인식하기는 어려워서 모호하고 압도 당할 것 같은 불안감을 피하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떠나지 못하게 최선을 다하는 건데요. 그 양상이 실제로 자살 소동을 벌이면서 자기를 떠나면 죽어버리겠다는 협박을 하거나, 심각하게는 헤어지자고 하면 상대방을 가두고, 폭력으로 위협하고,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나에게 의존을 하게 해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만약 이런 대상과 연애를 하고 있다면, 당장 헤어져야 할까요?
우선 상대방이 나를 너무 사랑한다고 믿기 보다는 유기불안에 의한 행동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해보고. 그러면서 상대방이 자신의 유기불안을 잘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대화를 시도해보시면 좋겠어요. 자기 인생에서 내가 없다면 어떨 것 같은지를 차분하게 질문을 해보고, 그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끄는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지나치게 헌신적인 상대방에게는 이렇게까지 자기 일을 뒤로 하고 내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지를 질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게 대화가 가능하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을 잘 알아차리고, 만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스스로 그 불안한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변화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대화가 도움이 될거에요.
그런데 폭력을 행사하고, 지나치게 가스라이팅을 하는 경우는 전문가나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어요. 폭력적인 상대방과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어떤 이유로 자신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이 관계를 끊지 못하는지를 잘 찾아보고 마음을 만나보시면 좋겠어요 🙂